왜 거미같이 팔이 많은 캐릭터(머펫이나, 가마 할아버지 같은)는 매력적인가라는 이야기가 나왔어요
저는 그게 “손”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감정 표현하기에 얼굴보다 더 재밌고, 신체부위 중에서 제일 다방면으로 아름답다고 생각하는 건 손이라서… 손 잘그리는 그림을 보면 너무 두근거리거든요
그런 캐릭터들은 손 하나하나가 다 다르게 자세를 잡잖아 조형적으로 못생길 수가 X
저번에 지인 한 분이 사타구니에 달린 기관들은 다 못생겼어
라고 한 거 보고 나서 곰곰히 생각해봤는데
보통 토르소, 팔, 다리, 이런 곳도 실력이 부족하면 (비율도 비율인데 특히 근육구조에 대한 이해도가 낮을 때…) 정말 밋밋하고 그리는 입장에서도 재미 없거든요
하지만 손만큼은!
손만큼은 이해도가 낮아도 뭔가, 어쨌든 그 자체로 그어야하는 선의 양이 많아서 – 머리카락은 많이 그릴 수록 톤질한 것 마냥 한 뭉텅이로 느껴지게 되는 경향이 있음 – 근육구조나 뭐 그런 이해도가 낮은 게 확실히 보여도 그리려고 노력했다는 느낌이 딱 들음
그리고 쨌든 얼굴만큼이나 캐릭터의 인상을 결정할 수 있는 부위잖아
(실력이 좋을 수록 얼굴보다도 더 그 캐릭터의 삶을 가늠하게 만들기도 한다고 생각)
얼굴은… 얼굴은 데포르메를 인형처럼 넣을 수록 다 비슷비슷해지는 경향도 있고… 사람의 얼굴을 많이 봐서 그런지 “본대로” 그리기 보다 습관을 그대로 하게 되는 경향이 있어서…(보는 사람도 익숙해서 비율이 뭐가 틀린지 바로 보이고)
근육에 대한 이해가 부족할 땐 공을 들여도 억울한 기분이 들 때가 있단 말이져
그리고… 얼굴보다 상대적으로 감정을 숨기기 어려운 부위 아닌가 싶기도 해요 세미나같은 곳 가면 얼굴은 잘 정돈한 사람들도 긴장하면 손에 땀나서 휴지를 쥐고 있거나 계속 머리카락을 잡아 뜯거나 손을 꼭 쥐고있거나 하고..
그런 의미에서 손이 많은 캐릭터는 무조건 섹시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실력과 관계없이 근사해지는 부위가 그렇게 많은데 당연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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