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림과정 0. 캐릭터 분석


패트리샤나 안토니크나 방향성은 다르지만
자신을 증명하고 싶었던 친구들이란 점은 같은 듯. 자기가 이 세계에 있을만한 존재라고 증명하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왜케 좋을까요…
자기의 특성을 가진 사람을 혐오하는 사람… 이거 결론적으로 자기혐오거든요 꽉 막힌 처량맞은 눈이겠지 생각하며 그림. 갠적으론 안토니크가 좀 더 안정적인 눈 아닐까요?
전투형 성직자 근데 이제 그 능력을 경멸하는
자기 능력이 싫어서 포기하고 도망쳐온 사람
둘 다 정신 아픔력 쟁쟁한데 솔직히 더 자기모순 없는 선택은 후자죠 안토니크가 더 심약해보일지언정 최소한 싫은 것, 공포스러운 걸 눈 앞에서 치워버리니까

시작점도, 선택지도 같았지만 선택이 다른 것. 이게 이 페어의 좋은 점(많이 순화된 표현)이라고 생각해서 단절된 느낌을 중점적으로 구도를 잡기로 했어요
그림 과정 1. 구도 정하기
Lasso fill


건물면으로 잘려나감,을 표현하고 싶었어요
하이앵글이나 둘의 크기를 맞추는 것도 고민해봤는데(얘네 키차이가 확 나는게 넘 취향이라서)
그럼 얼굴을 선명히 묘사할 수 없어…
그래서 이렇게 되었습니다.
도형 느낌이 다양한 구도가 재밌으니 2안으로 선택.

안토니크와 세실리아의 키를 맞춰주었습니다.
지원을 받으려 발로 뛰는 모습과 땀 한 방울 흘리지 않고 꼿꼿히 걷는 모습… 그리고 상대 없는 반지가 룽하다고 생각해서… 구도는 이걸로 결정했어요.
그림 과정 2. 어떤 걸 반드시 포함해야하나 정하기
갱펜 5

러프 안토니크 얼굴느낌이 너무 맘에 들게 나와서?! 꼭 제대로 살려줘야지 결심했답니다.
그림 과정 3. 실루엣 잡아가며 그리기
Lasso fill




아니… 갑자기… 선화부터 머리카락 묘사에 공을 들이고 싶어지고… 순서대로 실루엣을 먼저 정리하고 그리려고 했는데요, 마음이 급해진 건지 신내림 받은 건지 실루엣 선화 실루엣 선화를 반복했습니다
그림 과정 4. 이제 그 댓가로 도자기깨기 반복해야됨
Lasso fill

대체로 세피아톤? 붉은색~갈색의 톤이 잘 어울린다 싶어서 맞춰주었어요. 처음 색을 깔 땐 최대한 고유색에 가깝게 셀식으로만 진행한답니다.
안토니크는 능력으로부터 도망갔지만 세실리아는 더 적극적으로 드러내는… 능력을 드러낸다는 느낌이라고 표현해봤습니다. 목을 부풀리는 방식이라면 옷이 헐렁한 편이 실제로 편하기도 편할 텐데… 금욕적으로 느껴질 정도의 꼭꼭 채운 옷이 성격이랑 어울린다는 생각도 드네요.
그림 과정 5. 깎고깎고… 배경 넣고
갱펜 4 Lasso fill 사각선택툴 기타 등등

안토니크가 숨은 곳이 오히려 더 밝고 눈에 띄는 곳이란 게 좋아요… 패트리샤가 자신의 능력으로 인정받고자 떠난 곳이 더 어둡고 세상의 눈에 띄지 않는 곳이라는 게… 오오…
과정 7. 열심히 다듬기.
지금까지 쓴 펜 전부. + 오일파스텔

…이렇게 그리고 나니까 잠시 고민이 있었습니다.
역시 세실리아 능력이 보이게 하고 싶은데? 전쟁터 비주얼이라고 해도? 릴리트의 능력을 물려받았지만 자기는 스스로 천사들의 나팔처럼 느끼고 있는 걸 보여주고 싶었는데? 처음에 그린 거 어디갔지?

…하여 이렇게 완성해봤습니다!
서사가 정말정말!! 취향이라서 그리는 동안 즐거웠습니다!!
중요하진 않은 이야기지만
이 캐해글 쭉 쓸 때 패트리샤로 부른 부분은 본질에 대한 거고 세례명인 세실리아로 부른 건 대부분 세상에게 보여지는 부분이랍니다. 이것도 제 캐해에요.